[사무엘상 31장] 죽음이 주는 메시지
- Dana Park
- Mar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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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Mar 26, 2021
사무엘상 31장은 사무엘상서의 마지막 장이며, 사울과 그의 아들들(요난단, 아비나답, 말기수아)의 마지막 생(生)을 담고 있습니다(6절). [사울과 그의 세 아들과 무기를 든 자와 그의 모든 사람이 다 그 날에 함께 죽었더라.]
사무엘서 저자는 사울의 죽음을 사무엘상서의 마지막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죽음을 통한 메시지를 주고자 의도적으로 그렇게 배치한 것 같습니다. 죽음 그 자체는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일 수도 있고, 사울이라는 한 개인의 평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울이 죽음을 통해서 자신의 실체를 확실하게 드러내 주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무엘서 저자는 사울의 아들들의 죽음(2절)보다 사울의 죽음을 아주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3~5절). [사울이 패전하매 활 쏘는 자가 따라잡으니 사울이 그 활 쏘는 자에게 중상을 입은지라 그가 무기를 든 자에게 이르되 네 칼을 빼어 그것으로 나를 찌르라 할례 받지 않은 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모욕할까 두려워하노라 하나 무기를 든 자가 심히 두려워하여 감히 행하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사울이 자기의 칼을 뽑아서 그 위에 엎드러지매 무기를 든 자가 사울이 죽음을 보고 자기도 자기 칼 위에 엎드러져 그와 함께 죽으니라.]
먼저 이 구절에는 사울의 마지막 한 마디, 곧 유언(遺言)을 담고 있습니다. [네 칼을 빼어 그것으로 나를 찌르라 할례 받지 않은 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모욕할까 두려워하노라.] 이 유언은 사울이 지금까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그는 평생토록 사람의 눈만을 의식하며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에게 모욕당하는 것만을 두려워합니다. 그는 끝까지 인간적입니다. 즉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에 반해, 다윗의 유언은 이러합니다(왕하 2:1~3절). [다윗이 죽을 날이 임박하매 그의 아들 솔로몬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할지라.] 다윗은 임종직전까지 하나님의 시선에 사로잡힌 사람입니다. 그래서 끝까지 하나님께 모든 초점을 맞춘 말만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울의 마지막 말에 이어서 마지막 행동을 보여줍니다(4절). [무기를 든 자가 심히 두려워하여 감히 행하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사울이 자기의 칼을 뽑아서 그 위에 엎드러지매.] 즉 사울은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길, 곧 자살(自殺)을 택한 것입니다. 사울은 죽는 순간까지 자기중심적인(self-centered) 삶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역시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이러합니다(대상 10:13~14절). [사울이 죽은 것은 여호와께 범죄하였기 때문이라 그가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고 또 신접한 자에게 가르치기를 청하고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시고 그 나라를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넘겨 주셨더라.] 역대기 저자는 사울의 죽음을 하나님과 관련짓습니다. 사울이 하나님의 뜻과 시선에서 벗어난 그 결과로 맞이한 것이 ‘죽음’이라고 평가합니다.
한편, 다윗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이러합니다(행 13:36절). [다윗은 당시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들어 그 조상들과 함께 묻혀 썩음을 당하였으되.”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 속에 나타난 바울의 설교 중에서 다윗의 죽음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들다.”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생의 일부요, 죽음은 생의 결과입니다. 평소에 어떤 삶을 사느냐는 장차 어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느냐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바르게 살면 바르게 죽을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과 함께 살면, 하나님과 함께 죽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직접 그의 삶을 거두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없이 살면, 죽는 순간에도 하나님 없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스스로 자신의 생을 거두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울의 죽음이 아니라 다윗의 죽음처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죽음입니다. 아멘.
생사화복의 근원이신 하나님! 하나님의 뜻을 섬기다가 하나님의 품에 잠들게 하소서.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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