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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마지막장(31장-2)] 머리 없는 시신이 주는 교훈

사무엘상 전체를 마무리 지으면서 머리 잘려 왕관을 벗은 채, 자연인으로 돌아간 사울의 시신을 묵상하며 영적 교훈을 나누고자 합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전사한 사울의 머리를 자릅니다(9절). 그의 머리는 다곤 신전에 달고(대상 10:10), 머리 없는 시신은 그의 아들들의 시신과 함께 벧산 성벽에 못 박습니다(12절). 얼핏 보기에, 그 장면은 패전의 치욕거리일수 있겠지만, 실제로 ‘머리 없는 사울의 시신’ 곧 왕관 벗은 사울의 모습이 시사해주는 바는 아주 큽니다.

원래 사울의 키(삼상 10:23절)는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 높이만큼 더 컸습니다(he was a head taller than any of the others). 그래서 그가 쓴 왕관은 두드러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왕관 쓴 사울은 자신이 ‘참 왕’인 줄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런 착각을 할 때마다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케 했습니다(16:14절). 심지어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에게 힘 있게 내리매 그가 집 안에서 정신없이 떠들어대므로 눈앞에서 수금을 타는 다윗에게 창을 던지기도 했습니다(18:10~11절). 이처럼 하나님을 등진 채, 스스로의 왕관을 쓰고, 참 왕 행세했던 사울의 머리는 악령의 도구가 됩니다. 그것은 죄로 일그러진 ‘죄인의 자아상’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블레셋 사람들을 통해서 그러한 사울의 머리를 잘라내셨습니다. 그리고 원래의 키로 복원시켰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스스로 교만해져서 웃자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사울은 왕관 쓰지 않은 원형(Original form), 곧 오직 하나님의 통치권 아래 있는 에덴의 첫 사람으로 돌아갔습니다.


벧산 성벽에 못 박힌 ‘머리 없는 사울의 시신’은 예수님의 십자가 우편에 달린 강도의 모습을 투영하는지도 모릅니다. 왕관을 쓴 채, 참 왕(하나님) 행세 했던 그의 악한 머리는 잘려 나가고, 원래 인간의 모습으로 낮아진 사울의 시신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는 주님의 따뜻한 음성을 듣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바로 이 모습이 죄로 목 베임 당하고, 의로 다시 살게 된 성도의 모습이 아닐까 깊이 생각해 봅니다. 다윗을 흉내 내기란 참으로 힘듭니다. 어쩌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울은 지금 우리 자신의 모습과 가장 근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머리 잘린 시신으로 주님의 품에 안긴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만족하게 여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누가 감히 하나님 외에 사울의 구원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만, 사무엘상서의 마무리는 그 분의 한량없으신 은혜의 이불로 죽은 사울의 시신을 덮어주는 듯합니다. 사울 생전, 엄밀히 말하자면, 그가 왕관을 쓰기 바로 직전에, 순전히 여호와의 영에 힘입어 암몬을 무찌르고 야베스 사람들을 구원했었던(11:6 이하) 그 은혜의 결실로 인해 그의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즉 왕관 없는 사울의 모습을 처음 보고, 그의 구원을 경험했던 그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야베스 사람들은 머리 없는 사울의 시신을 극진하게 장사지냅니다(12~13절). 그 야베스 사람들이야말로 사울의 살아생전부터 사후까지 ‘왕관 없는 선행’의 결실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죽은 사울이 남긴 유일한 열매입니다.


참 왕이신 하나님 앞에 ‘스스로의 왕관을 쓰지 않은 선행’만이 죽는 순간까지 열매로 남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무익한 종의 고백처럼, 머리 없는 시신으로 남는 것이야말로 죽음의 자리에 은혜의 이불이 덮이게 합니다. 그러므로 참 왕 되시는 하나님께만 오롯이 영광 돌리며,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는 ‘머리 없는 시신’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도의 삶과 죽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은혜와 자비의 하나님! 왕관 없는 삶으로 시작하여 머리 없는 시신으로 마무리하게 하소서.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는 무익한 종이 되어 하나님께만 오롯이 영광 돌리는 인생이 되게 하소서. 십자가에서 아낌없이 대속제물이 되어주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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