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1장] 하나님과 연합이냐, 분리이냐
- Dana Park
- Apr 13, 2021
- 2 min read
사무엘하 11장의 결론은 마지막 절인 27절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다윗이 무슨 일을 저질렀습니까? 사무엘하 11장 전체의 내용을 읽어보면, ‘다윗이 정말 그 다윗이 맞는가?’ 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태평성대가 눈앞에 펼쳐진 다윗에게 옥상에서 목욕하는 유부녀가 그의 눈에 들어옵니다. 왕의 명령으로 그녀를 불러다가 동침하고 임신까지 시킵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다윗의 충복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입니다.
밧세바가 임신한 사실을 다윗에게 알리자, 다윗은 이 일을 은폐하고자 전투중인 우리아를 예루살렘으로 소환합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우리아에게 휴가를 주고 밧세바와 잠자리를 가지도록 유도합니다. 그러나 충성스러운 우리아는 전투중인 부하들을 생각할 때, 도저히 집에 가서 아내와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는 다윗의 의도에 응하지 않고 군사들과 함께 잠을 잡니다.
다윗은 1차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우리아를 아예 제거하려고 합니다. 다윗은 우리아를 전사시키라는 편지를 써서 군 사령관 요압에게 건네게 하는데 공교롭게도 그 편지를 우리아가 직접 요압에게 전달합니다. 요압은 다윗의 명령을 받들어 우리아를 전투에서 죽게 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아를 죽인 장본인은 다윗입니다. 이렇듯 다윗의 2차 계획은 성공하고, 우리아 장례 후 과부가 된 밧세바를 다윗은 자신의 아내로 삼습니다. 이렇듯 다윗은 완벽하게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으로” 판명 났습니다. 사람 속이는 것에 정신이 팔려, 정작 하나님의 시선을 망각한 우매무지한 다윗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무엘하 11장의 특이한 점은 다윗의 이야기 속에 하나님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다윗이 저지른 모든 행동들 속에서 그가 의도적으로 하나님을 배제시켰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하나님은 존재하며 당연히 그의 행동을 일거수일투족 다 지켜보실 뿐 아니라 그의 속마음까지도 훤히 살펴보신 후, 다윗의 그 행동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다”고 결론지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만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하나님과의 교통이 완전히 단절되어 영이 마비된 다윗의 실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1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해가 돌아와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다윗이 요압과 그에게 있는 그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보내니 그들이 암몬 자손을 멸하고 랍바를 에워쌌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
다윗은 왕입니다. 그는 군주로서 나라를 위해서 앞장 서야하는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왕이 출전해야 할 때에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자신의 사명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사명 곧 왕의 정체성을 잃으니까 그때부터는 목적의식이 사라지고, 순간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 것입니다.
성경에서 사무엘하 11장이 왜 존재할까요? 이 이야기만 없어도 다윗은 정말 훌륭한 왕으로 평가받을 텐데 왜 그의 오점을 구지 기록할까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성경은 ‘다윗의 무용담’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오직 하나님의 관점으로 기록됩니다. 다윗마저도 하나님의 눈에 비껴갈 수 없습니다. 이 말은 천하의 다윗마저도 하나님과 영적 교통이 단절된 채, 왕의 사명을 망각하고 부르심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경우, 순식간에 유혹에 넘어져서 연이은 죄를 범하고 만다는 것을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타락한 아담의 본성을 타고난 존재에게는 이 일에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존재가 얼마나 복이 있는지 아십니까? 그 분의 간섭을 받는 자체가 성가신 일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감아놓은 실타래를 풀려하기보다 그분에 은혜에 매인바 되어 꼼짝 못하고 사는 것이 가장 거룩하고 경건한 삶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오직 은혜 안에 있을 때만이 죄인이 의인으로 비칠 뿐이며, 그 은혜에서 벗어나는 순간 죄를 생산하는 제조기가 됩니다. 그러니 한시도 하나님을 망각하지 않도록, 은혜를 사모하고,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아멘.
은혜의 하나님! 은혜의 실타래로 우리를 휘감아주소서. 그 은혜에 매인바 되어 거룩과 경건을 지키게 하소서. 은혜와 진리가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