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8장] 승리(‘야사’)의 비결(행함이 있는 믿음)

사무엘하 8장의 대표적인 후렴구는 이러합니다(6, 14절).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시니라(The LORD gave David victory wherever he went).] 사무엘서 저자는 <야사>라는 히브리어 단어를 특별하게 사용합니다. 그 뜻은 <이기게 하신다>입니다.

<야사>는 구약성경에서 여러 용례로 사용되는데 ‘열려 있다’, ‘넓다’ 또는 억압에서의 ‘해방’, ‘구원’, ‘도움’을 의미합니다. 특히 ‘구원’이라는 의미로 무려 100회 이상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셨다>는 것은 다윗의 자력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구원의지에 의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다윗왕조의 기초와 번영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축복의 산물이었습니다.

8장의 시작은 이러합니다(1절). [그 후에 다윗이 블레셋 사람들을 쳐서 항복받고...] <그 후에>라는 것은 하나님과 다윗 사이에 언약이 체결된 후를 의미합니다. 그때부터 다윗은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습니다. 마치 독수리가 창공을 비상하듯이, 그는 구원의 양 날개 짓을 힘차게 합니다. 그 힘의 출처는 <하나님-다윗, 다윗-하나님>이라는 관계성(relationship)에 기인합니다. 그 뿐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과의 약속을 기억하시고, 가는 곳마다 <야사: 이기게>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야사>를 경험할 때마다 다윗 역시 행함이 있는 믿음을 보입니다(3~4절). [르홉의 아들 소바 왕 하닷에셀이 자기 권세를 회복하려고 유브라데 강으로 갈 때에 다윗이 그를 쳐서 그에게서 마병 천칠백 명과 보병 이만 명을 사로잡고 병거 일백 대의 말만 남기고 다윗이 그 외의 병거의 말은 다 발의 힘줄을 끊었더니.]

고대사회에서 말(馬)은 ‘힘’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100대 분의 병거에 사용될 말만 남긴 채, 나머지 말들의 발 힘줄을 모조리 끊어 버립니다. 다윗은 의도적으로 병마(兵馬)의 숫자를 제한합니다. 왜냐하면 매순간 하나님을 철저히 의존하고 있음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신 17:14~16절).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이르러 그 땅을 차지하고 거주할 때에... 네 위에 왕을 세우려면...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 하셨음이며.]

다윗은 신명기 법전에 명기된 왕의 법도를 성실하게 준행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병마를 많이 두지 말라>는 규정을 적극적으로 순종합니다. 만일 왕이 된 후에도 병마에 의존한다면, 그것은 다시 과거 애굽의 종살이로 회귀하는 가장 큰 불행(不幸)임을 다윗은 깊이 인식합니다. 그는 모든 힘의 원천을 하나님께 둡니다. 그 뿐 아니라 승전의 영광마저도 하나님께 온전히 돌립니다(10~12절): [요람이 은 그릇과 금 그릇과 놋 그릇을 가지고 온지라 다윗 왕이 그것도 여호와께 드리되 그가 정복한 모든 나라에서 얻은 은금 곧 아람과 모압과 암몬 자손과 블레셋 사람과 아말렉에게서 얻은 것들과 소바 왕 르홉의 아들 하닷에셀에게서 노략한 것과 같이 드리니라.]

하나님과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싶다면,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행함이 있는 믿음을 보여야 합니다. 단지 립(Lip) 서비스만으로, 그저 생각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다윗처럼 말(馬)의 발 힘줄을 과감하게 끊어버리는 몸짓과 각양의 좋은 전리품들을 기꺼이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손짓이 수반될 때, 비로소 그 관계는 돈독해집니다. 만일 행함 없는 믿음으로 <야사(이김)>만을 꿈꾼다면, 그것이 어쩌면 가장 허황된 관계 설정일 것입니다. 다윗처럼 행함이 있는 믿음을 직접 보일 때,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게 되고, 어디를 가든지 승리(야사)할 수 있습니다. 아멘.

능력의 하나님! 매순간 행함이 있는 믿음으로 하나님과 돈독한 관계를 맺게 하소서. 그리하여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고 승리하게 하소서. 세상 끝 날까지 함께 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