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편] 기도에 응답하심
- Dana Park
- Dec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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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님, 언제까지 나를 잊으시렵니까? 영원히 잊으시렵니까? 언제까지 나를 외면하시렵니까?
2. 언제까지 나의 영혼이 아픔을 견디어야 합니까? 언제까지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하여야 합니까? 언제까지 내 앞에서 의기양양한 원수의 꼴을 보고만 있어야 합니까?
3. 나를 굽어 살펴 주십시오. 나에게 응답하여 주십시오.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죽음의 잠에 빠지지 않게 나의 눈을 뜨게 하여 주십시오.
4. 나의 원수가 "내가 그를 이겼다" 하고 말할까 두렵습니다. 내가 흔들릴 때에, 나의 대적들이 기뻐할까 두렵습니다.
5. 그러나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의지합니다. 주님께서 구원하여 주실 그 때에, 나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입니다.
6. 주님께서 나를 너그럽게 대하여 주셔서, 내가 주님께 찬송을 드리겠습니다.
- 새 번역 -
시편 13편의 시인은 “언제까지”라는 시간부사를 무려 다섯 번이나 반복하며 기도한다(1~2절). 그 만큼 그의 기도가 다급했음을, 또한 그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늦어졌음을 알려준다. 기도의 다급함과 응답의 늦어짐은 우리 모두가 겪는 현실이다. 기도할 때마다 응답하심도 곧 바로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시인인 다윗은 이 현실이 오죽 답답했으면, “나를 굽어살펴 주십시오. 나에게 응답하여 주십시오.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죽음의 잠에 빠지지 않게 나의 눈을 뜨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기도했을까! 다급해진 우리의 삶과 묵묵부답의 하나님 사이에서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죽음의 잠으로 우리를 침잠시킨다. 즉 답답하여 타들어가는 그 속내는 이제 지치고 침체되어 버렸다는 뜻이다.
죽음의 잠이 엄습하려던 중 하나님의 응답은 고사하고, 이번에는 사방에서 조소담긴 원수의 비방만 들려온다(4절). “내가 그를 이겼다.” 기도하는 자신은 결국 지고 말았다는 우울한 확신이 사방에서 옥죄어 온다. 이젠 죽음이 임박한 듯하다.
그런데 이 순간 갑자기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다. 생각지도 않은 일이 일어났다(5~6절). “주님께서 구원하여 주실 그 때에, 주님께서 나를 너그럽게 대하여 주셔서”라고 시인 다윗은 고백한다. 풍전등화와 같은 경각간에 주님의 구원이 다윗에게 임했다. 사방의 비방 가운데서 주님의 은혜가 다윗을 감쌌다. 다윗은 이 현상을 “한결같은 사랑”이라고 고백하며(5절), 하나님을 향하여 찬송하고 있다(6절). 분명한 기도 응답의 결과이다.
시편 13편은 매우 역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도하는 우리는 “언제까지”라는 시간을 독촉하며 기도한다. 그러다보니 기도하면서도 초조해하고, 더욱 불안에 떤다. 그러나 정작 시간을 만드신 하나님은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고, 크신 긍휼과 무한하신 은혜로 우리에게 응답하신다.
그렇다! 우리의 기도는 우리의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하나님의 타이밍에 꼭 맞춰진다. 그리고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를 한결같은 사랑으로 응대(應待)해주신다. 그 뿐 아니다. 기도하는 자의 속사정을 크신 긍휼과 무한하신 은혜로 헤아려주신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는 최적기에, 반드시 응답되게 되어 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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