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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40편] 어둔 밤의 은총

시편 40편은 시인이 어둔 밤을 보내는 모습을 잘 담고 있다. 이 시는 전반부 1~10절까지는 신앙의 승리를 담은 간증 혹은 신앙 성공담에 대한 찬양이다(1~2, 9~10절):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내가 많은 회중 가운데에서 의의 기쁜 소식을 전하였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내 입술을 닫지 아니할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내가 주의 공의를 내 심중에 숨기지 아니하고 주의 성실과 구원을 선포하였으며 내가 주의 인자와 진리를 많은 회중 가운데에서 감추지 아니하였나이다.” 즉 기도 응답을 간증하고, 찬송이 터져 나오고, 주님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즐겁고, 평생 주님만 전하며 살고 싶다는 신바람 나는 고백이다. 이것은 마치 <신앙의 대낮>과 같다.


하지만 11~17절까지의 후반부는 <신앙의 어둔 밤>이다(12~13절): “수많은 재앙이 나를 둘러싸고 나의 죄악이 나를 덮치므로 우러러볼 수도 없으며 죄가 나의 머리털보다 많으므로 내가 낙심하였음이니이다 여호와여 은총을 베푸사 나를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이 시를 대할 때마다 당황스러운 면이 있다. 신앙의 승리 후에 더 큰 승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시련>이 임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편적인 우리의 생각을 뒤집는다.


우리의 신앙 여정에 영혼의 밤, 곧 어둔 밤은 분명이 존재해왔다. 믿음의 선배들도 어둔 밤의 시기를 다 겪었다. 아브라함도 100세에 이삭을 얻은 후에 다시 그 아들을 번제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이집트 왕자 모세는 40년 동안 미디안 광야에서 도피 생활을 했고, 요셉은 13년간 노예생활과 감옥생활을 했다. 다니엘은 사자 굴에 들어갔었고, 예레미야는 진흙 구덩이에 빠졌다. 엘리야도 로뎀나무 아래에서 차라리 죽여 달라고 애원했다. 사도 바울도 육체의 가시를 빼달라고 세 번이나 간절히 기도했다. 심지어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외치셨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어둔 밤을 겪게 하실까? 큰 죄를 범했기 때문이 아니다. 영성의 대가였던 ‘십자가의 성 요한’은 우리가 주님과 온전히 연합하는 과정 중 겪는 단계로 이해했다. “영혼의 밤을 만나니 비로소 아직 내 내면에서 죽지 않고 버젓이 살아있는 자아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그 어둔 밤을 통해 철저한 영혼의 정화가 일어나고, 자아가 온전히 십자가에서 처리되고, 그 위에다가 하나님의 능력이 덧입혀지는 과정이다”라고 이해하였다(「어둔 밤」중에서 by 십자가의 성 요한).


창세기 1장은 즐겨 반복하는 후렴구가 있다(창 1:5, 8, 13, 19, 23, 31):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다섯째 날, 여섯째 날이니라.” 물론 히브리 식 하루 개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좀 더 영적인 의미를 부여한다면 “저녁, 곧 어둔 밤을 거쳐야만 새 날, 곧 아침이 탄생될 수 있다”는 <창조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능력이 닿을 수 없는 그 어둔 밤을 통해서 창조 사역을 실행하신다. 마치 의사가 중환자를 수술할 때 마취상태에서 시술을 하듯이,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도 어둔 밤을 겪게 함으로 그 분의 고유한 영역에서 그 분이 직접 일을 행하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혼의 어둔 밤이 밀려 올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주를 찾는 자는 다 주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는 항상 말하기를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게 하소서(16절).” 시인은 영혼의 밤이 밀려오면, 더 찬양하고 기뻐하라고 도전한다.


그 옛날 바울과 실라가 빌립보에서 매 맞고 옥에 갇혀 깊은 밤을 보내며 찬양했을 때, 옥문이 열리고 간수가 영접하며 빌립보 교회가 세워졌던 기적이 있었듯이(행 16장), 어둔 밤을 지날 때 찬양하면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 사역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어둔 밤일수록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찬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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