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1편(1)] 죄 지우개(인자와 긍휼)
- Dana Park
- Feb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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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51편의 표제는 이러하다: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사무엘하 11~12장에 나온다.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성적으로 범하여 임신이 되자, 그것을 은폐하고자 우리아를 의도적으로 전쟁터에서 죽게 하였다. 그의 행위는 율법에 규정된 극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일 뿐 아니라 도의적으로도 파렴치한 죄였다. 그런데 시편 51편에서 범죄한 다윗은 율법과 사람에게 호소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씻어달라고 간곡히 매달린다(1~9절 中).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지워 주소서
다윗이 하나님께 호소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일까? 그의 낯짝이 철판이어서 그랬을까? 그렇지 않다. 그는 그 자신이 죄악 중에 출생하였고, 복 중에 잉태할 때부터 죄인이었음을 철저하게 자각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는 전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윗을 하나님께 호소하도록 만들었을까?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인자(헤세드)와 긍휼(라함)이라는 특별한 속성 때문이다. 인자와 긍휼은 사람에게는 없는, 오직 하나님만이 가지신 은혜의 속성이다. 다윗은 이 둘(인자와 긍휼)에 근거하여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지워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1절).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먼저 인자, 곧 히브리어로 ‘헤세드’란 <언약적인 사랑>이다. 한마디로 ‘헤세드’란 다윗이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이미 약속되었던 사랑이다. 헤세드는 아담부터 시작하여 노아를 거쳐 아브라함에게 이르기까지 줄곧 있어왔던 <벌써 예약된 사랑>인 것이다. 비록 다윗의 현재적인 죄가 아무리 극악하였을지라도, 이미 약속된 사랑인 이 헤세드에 근거하여 다윗이 호소한다면, 하나님도 꼼짝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약속에 대하여 신실하셔서 이미 예약된 그 사랑을 베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긍휼, 곧 히브리어로 ‘라함’은 단수로는 <자궁>이다. 그런데 이것이 복수(많은 자궁들)로 사용될 때, ‘긍휼’라는 뜻으로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참으로 신비한 단어이다. 긍휼은 태아를 품고 있는 산모의 깊고 애틋한 사랑을 의미한다. 상상해 보라! 세상에서 가장 약한 존재는 자궁 속 태아이다. 하나님의 긍휼은 죄로 인해 가장 약해져서 도무지 의지할 곳 없는 바로 그 존재에게 베풀어지는 애틋한 사랑인 것이다. 그래서 죄인이 하나님의 이 긍휼에 호소할 경우, 하나님은 꼼짝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그 죄를 말끔히 씻어 주신다.
죄의 경중(輕重)을 따진다면, 다윗이 사울보다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사울은 버림받았던 반면, 다윗은 원수로 하여금 비방거리를 얻긴 했으나 결국 그 죄를 용서받았다(삼하 12:13~14절). 사울과 다윗의 간극(間隙)은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을 믿느냐의 차이, 그리고 이 둘에 근거하여 회개하느냐의 차이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 분의 인자와 긍휼에 근거하여 거룩한 회개를 이룸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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