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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57편] 굴속의 기적

“독 안에 든 쥐”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궁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란 뜻이다. 다윗이 바로 그러했다. 그는 사울을 피하려다 동굴 속에 갇혀서 날이 밝으면 죽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시편 57편의 표제와 4, 6절은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


“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 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


동굴 속에 갇힌 다윗, 게다가 그 굴 입구와 출구를 사울과 그의 군대가 막고 있다. 날이 어두운 탓에 굴속 수색은 없으나 다윗의 목숨은 경각간일 뿐이다. 곧 날이 밝으면 마치 밤이슬처럼 그의 생명도 끝이 난다. 이런 다윗을 생각하노라면, 사자성어 하나가 떠오른다. 그것은 자포자기(自暴自棄)다. 길도, 방법도, 묘책도 없다. 다만 포기만이 있다. 우리도 살다보면 이런 굴속을 만날 수 있다. 인생이 항상 뻥 뚫린 탄탄대로 일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살다보면 입구도, 출구도, 다 막힌 때를 만난다. 바로 이 때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윗은 ‘자포자기’대신에 하나님께 기도한다. 그는 무엇을 구할까? 정말 눈여겨 볼만하다(1~3절).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그가 구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인자’와 ‘하나님의 진리’다. 놀랍게도 이것이 동굴의 입구와 출구를 뚫어주는 열쇠가 된다. 마치 죽은 나사로의 무덤의 입구를 막은 그 돌을 주님께서 옮겨놓으라 하셨듯이, 우리 주님의 시신이 눕혀진 무덤 입구를 막은 그 돌이 옮겨졌듯이, 막힌 인생을 뚫을 수 있는 것은 그 분의 은혜와 인자와 진리가 임할 때인 것이다. 즉 하나님은 전후좌우와 사방팔방이 막힌 삶을 확실히 뚫어 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의 은혜와 인자와 진리를 간절히 구해야 한다.


다윗이 실제로 이렇게 구하였더니 역설적이고 경이로운 응답을 받는다(7~9절).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사실 새벽이 되면, 동굴 속에 갇힌 다윗은 잡혀 죽을 운명이다. 그런데 그가 스스로 새벽을 깨우겠단다. 그것도 비파와 수금까지 동원해서 온 세상이 떠나갈 정도로 찬송하면서 그 새벽을 깨우겠단다. 이것은 어리석은 객기가 아니라 완전무결한 확신이다. 왜냐하면 그가 맞이할 새벽은 ‘죽음의 새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새벽은 전후좌우 사방팔방이 뚫린 ‘구원의 새벽’이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라고 힘찬 고백을 한다. 그렇다! 하나님의 은혜와 인자와 진리가 임할 때, 죽음의 새벽이 구원의 새벽이 되고, 모든 막힘이 시원한 뚫림이 된다. 즉 굴속의 기적을 맞이하는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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